11일 부동산·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리조트의 예비입찰은 오는 12월 중에 열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KDB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자회사 분리 매각이다. 채권단은 금호리조트를 팔아 마련한 현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금호리조트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곳으로 먼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꼽힌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4914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금호석유화학이 2014년 김포 소재 골프장 사업권 입찰과 2016년 파주CC 본입찰에 참여하며 골프장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도 인수 참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금호그룹 내에서 금호리조트 인수전에 뛰어드는 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동생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고, 금호리조트 매각 태스크포스(TF)에는 박삼구 전 회장의 딸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부터 갈등을 빚으면서 2016년까지 ‘형제의 난’을 벌였다. 극적 화해를 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지난 세월 갈등이 정성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대주주 적격성 등 항목이 포함된 정성평가에서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호반건설도 금호리조트 인수 참여를 저울질 중인 주요 후보다.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금호리조트 인수전 참여를 위해 호반건설에 컨소시엄을 제의했고, 호반건설은 이를 검토 중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관련한 언급은 따로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호반건설은 스카이밸리 골프장과 리솜 리조트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레저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현금성 자산도 1조원 규모인 점, 미래에셋대우와의 시너지 등이 인수전에서의 정성 및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강점으로 분석된다.
KT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수 참여 가능성도 관심을 받고 있다. 매물을 검토하는 수준인데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인수 의지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KT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논의된 이유로는 KT가 금호리조트 인수를 통해 부동산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란 시각에 따른 것이다.
KT는 부동산 전문 자회사 KT에스테이트, KT AMC 등을 통해 전국에 퍼져있는 각 지사 건물 등 부동산 자산을 구조조정하고, 재개발해 수익화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다른 골프장 인수 후보로 거론돼 왔다는 점,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투자업계에서는 금호리조트의 다소 복잡한 지배구조와 부채 및 실적 규모가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산업이 2006년 여객자동차터미널 사업부문과 리조트 사업부문을 분할하면서 리조트 사업 부문에서 생겨난 게 금호리조트다. 지금은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들을 통해 금호리조트를 지배하고, 종속사로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올해 8월 전자 공시 기준 현재 금호리조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48.8%를 보유한 금호티앤아이다. 금호티앤아이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아시아나IDT(40%)이고, 아시아나에어포트 24%, 금호산업 20%, 아시아나세이버 16%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가 많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3월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금호리조트의 자산 규모는 작년 말 기준 4969억9305만여원이고 부채는 4108억6649만여원에 이른다. 자본은 861억2656만원이다. 매출액은 757억1647만여원, 당기순손실이 327억4684만여원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금호리조트 자산가치와 매각 가격이 인수전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골프장이 특수를 누리고 있어 아시아나CC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이어질 수 있으나, 채권단의 매각 희망가가 다소 높은데다 부채와 코로나19사태 장기화에 따른 적자 확대 가능성 등의 리스크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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