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톡]전 국민 개인정보 뚫렸다는데, 내 카드는 괜찮나?
수정2020-06-19 15:10입력시간 보기
입력2020-06-19 12:53
[머니톡] 소소한 재테크와 생활경제 정보를 전합니다.
신용카드 정보 90만 건이 다크웹(해외 인터넷 암시장)에서 불법 유통된 지 일주일 만에 포스(POS)단말기 해킹으로 체크·신용카드의 개인정보가 또 유출된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국내 신용카드 정보 90만 건이 다크웹(해외 인터넷 암시장)에서 불법 유통된 지 일주일 만에 포스(POS)단말기 해킹으로 체크·신용카드의 개인정보가 또 유출된 것이 밝혀져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9일 서울지방경찰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하나은행 전산망을 해킹하다 구속된 이씨(42)를 수사하던 경찰이 새로 입수한 외장하드 두 개에서 대량의 개인정보를 발견했습니다. 하드에는 주민등록번호와 은행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카드번호 등의 다양한 정보가 무작위로 섞여있었는데요.
카드의 경우 16자리 전체 번호와 유효기간이 보관돼 있었고, 비밀번호는 암호화된 상태였습니다. 데이터 용량은 61기가바이트(GB)로 수십만 명에서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도 보관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앞서 이 씨는 2014년에도 POS 단말기(카드를 긁으면 영수증이 나오는 구형 단말기)에 악성코드를 심고 카드 정보를 빼돌려 복역한 적이 있는 데요. 경찰측은 막대한 양의 개인정보 유출에 가담한 공범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융감독원과 함께 추가로 발견된 카드번호 등 개인정보유출 여부에 대해 함께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불안한 소비자들은 카드사에 대응을 문의하고 있지만, 카드사들도 경찰과 금감원에게 아직 받은 정보가 없어 유출 여부에 대해 안내할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정보의 수집 및 활용에 대한 동의가 없는 정보를 카드사가 볼 경우 신용정보법 위반이 될 수 있어 카드사도 경찰이 분류한 고객정보만 받은 후 확인이 가능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당국과 경찰이) 현재 살아있는 카드, 유효기간(5년)이 끝나지 않은 카드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번에 도난된 카드 정보만으로는 실물 카드를 위조하거나 결제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소비자들이 너무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외 온라인 거래 시 일부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 결제할 수 있지만, 금융사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이상징후 시 소비자에게 통보하고 승인이 차단되기 때문입니다. 또 당국은 아직 접수 된 피해 신고 사례가 없고, 피해가 발생한다 해도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해킹같은 부정한 방법으로 피해를 볼 경우 100% 모두 카드사가 전액 보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보 유출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정보 유출에 취약한 POS 단말기가 정보보안 기능이 강화된 IC방식 단말기로 2018년 교체돼 정보유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IC 단말기 보급율은 99%에 달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선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는 부정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해외 다크웹이나, 온라인 상거래에서는 결제가 가능할 수 있어 불안한 소비자들은 ‘해외 승인 중지 서비스’를 신청해 두면 좋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들도 스스로 개인정보 관리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카드 승인 시 알려주는 문자 알림 서비스를 신청해 부정거래를 막고,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소액일지라도 카드 내역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운영하는 e프라이버시 클린(www.eprivacy.go.kr)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민등록번호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명의도용 의심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토스와 카카오뱅크에서도 부정결제 사고가 발생해 당국이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진 데다 비대면 거래가 가속화되고 있어 이 같은 사고는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교통사고율이 0%로 떨어지지 않듯 아무리 보안을 강화해도 정보 유출사고를 100% 막는 건 불가능하다"며 "대면 거래에 준하는 비대면 인증 체계를 사회가 함께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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