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괴물은 내가 어디 사는 줄 알았어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긴 문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반-페미니스트'라 칭한 남성의 총격으로 아들을 잃은 미국 뉴저지주의 여성 판사가 연방 판사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촉구했다.
지난 19일 로이 덴 홀랜더(72)는 택배 업체인 ‘페덱스' 배달원 차림을 하고 에스더 살라스 뉴저지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자택에 나타나 문 앞에서 총을 난사했다. 총격으로 살라스 판사의 아들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남편은 부상을 입었다.
뉴저지 당국은 덴 홀랜더가 연방 판사인 살라스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덴 홀랜더는 살라스 판사 집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떨어진 곳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뉴욕타임스는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다른 판사를 포함해 덴 홀랜더가 목표로 삼았던 다른 몇 명의 이름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살라스 판사는 21일 공개된 영상 성명에서 미 의회에 앞으로 이런 공격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판사들을 보호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그 누구도 감내해서는 안 될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며 “누구도 이런 고통을 겪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게 막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를 목표로 삼은 이들이 우리를 찾는 것을 더 어렵게는 할 수 있습니다.”
살라스 판사는 영상을 통해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살라스 판사와 함께 지하실에 있던 아들 다니엘은 초인종 소리를 듣고 1층으로 올라갔다. 덴 홀랜더는 소포를 손에 들고 문 앞에 나타났고, 문이 열리자 총을 난사했다. 다니엘은 순간 몸으로 아버지를 막아 보호했고, 그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다니엘은 그 주말에 가족들과 20번째 생일을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살라스 판사 부부의 외아들이다.
살라스 판사의 남편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판사의 개인 정보
살라스 판사는 연방 판사들의 주소와 기타 개인 정보를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며 이런 정보를 판매하는 회사들을 지적했다.
그는 “이 괴물은 내가 어디에 살고 어떤 교회에 다니는지 알았다"면서 “그는 나와 내 가족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합니다. 판사 형제자매들을 생각해서라도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꼭 나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살라스 판사는 라틴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저지지방법원에 임용된 여성 판사다.
범행 동기
덴 홀랜더는 남자들에게만 병역을 허용하는 제도에 이의를 제기한 법정 소송에서 살라스 판사가 내린 판결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을 ‘반-페미니스트' 변호사라고 칭했다. 그는 여성 야간 할인을 진행한 나이트클럽과 여성학 수업을 제공한 대학을 고소하기도 했다.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법 문제로 연방정부를 고소한 적도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회고록에 덴 홀랜더는 “판사님께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지만, 그가 나를 경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흑색종 진단을 받았다며 “이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적었다.
한편 미국 언론은 덴 홀랜더가 다른 변호사가 연루된 캘리포니아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고 보도했다.
August 04, 2020 at 10:4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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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니스트' 총격에 아들 잃은 미국 판사... '개인정보 보호' 촉구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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